소주 1,500원 판촉, 한 자영업자 매입가로 따져 보니 병당 61원 남아
서울 서대문구의 한 음식점이 10월 22일 소주·맥주를 병당 1,500원에 파는 3달 한정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유선영 기자
서울 서대문구의 한 음식점은 10월 22일 기준 소주와 맥주를 병당 1,500원에 팔고 있었다. 3달 동안만 하는 할인 행사다.
낮춘 술값을 주문 화면에 띄우거나 셀프서비스와 묶은 가게도 있다. 충북 청주시의 한 삼겹살집은 참이슬·진로·새로 등 소주를 병당 1,500원에 내놓고, 테이블 주문용 태블릿에도 같은 값을 띄웠다. 경기 안양시의 한 고깃집도 소주와 맥주를 1,500원에 판다. 냉장고에는 주류·음료 가격표와 셀프 이용 안내문이 붙어 있다. 술은 손님이 직접 냉장고에서 꺼내 마신다.
경남 창원시의 한 갈비집은 술을 누가 가져오느냐에 따라 값이 다르다. 손님이 직접 꺼내 오면 소주·맥주가 1,500원, 직원이 가져다주면 5,000원이다. 같은 술인데 서비스 방식 하나로 값이 최대 3,500원 벌어진다. 이 가게의 싼 술값은 손님이 제 손으로 술을 꺼내 오는 조건과 맞물려 있다.
그렇다면 가게에 남는 돈은 얼마일까. 한 자영업자가 10월 17일 온라인에 올린 거래 단가표에 단서가 있다. 특정 도매상과의 거래로, 주종별 매입가가 적혀 있다. 업소용 참이슬 후레쉬와 진로는 30병 한 상자에 각각 4만 3,000원, 병당 약 1,433원꼴이다. 처음처럼은 한 상자 4만 6,000원으로 병당 약 1,533원이다. 모두 부가세를 포함하고, 돌려받을 수 있는 용기대는 뺀 금액이다.
이 값에 소주를 들여와 병당 1,500원에 팔면 참이슬 후레쉬와 진로는 매입가보다 약 67원 비싸게 파는 셈이다. 일반과세자로 매입세액을 공제받는다고 보고 부가세를 빼면 병당 매출총이익은 약 61원이다. 처음처럼은 같은 기준으로 병당 약 30원씩 밑진다. 똑같이 소주 할인 가격을 써 붙여도, 이 거래에서는 어떤 술을 파느냐에 따라 손에 쥐는 돈이 다르다.
다만 이 계산은 특정 음식점의 거래 가격을 놓고 따진 것이다. 카드 수수료와 인건비 같은 운영비는 아직 빼지 않았다. 실제 주류 매입가는 지역과 도매업체, 거래 규모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여기서 말한 병당 매출총이익은 이 단가와 세금 처리 조건을 그대로 적용했을 때 술 판매에서 나는 손익이다.
주류업계는 초저가 판매를 개별 음식점의 영업 전략 가운데 하나로 본다. 값에 민감한 손님을 끌어들이는 한편, 손님 입맛에 맞춰 술 종류를 넓히는 움직임도 있다는 것이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음식점들이 저도주와 논알코올 주류 등을 들여놓고 있다고 전했다.
맥주를 같은 값에 팔면 사정은 더 빠듯하다. 같은 거래 단가표에서 카스와 테라 중병은 20병 한 상자에 각각 3만 8,500원, 병당 매입가가 1,925원이다. 이 값에 들여와 1,500원에 파는 가게라면, 일반과세자 매입세액 공제를 가정해 부가세를 빼고 따져도 운영비를 제하기 전부터 병당 약 386원씩 손해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