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안리 해변 1층 오락실·뽑기점 21곳, 카페보다 많았다
부산 광안리 해안가 1층 상가를 대상으로 한 10월 22일 오후 현장조사에서 가챠·인형뽑기 전문점과 오락실이 모두 21곳으로, 카페 17곳보다 많았다.
이창욱 기자
부산일보 취재진이 10월 22일 오후 광안리 해안가 1층 상가를 조사했다. 가챠·인형뽑기 전문점과 오락실은 모두 21곳이었다. 카페는 17곳으로 이보다 적었다.
조사 구간은 남천해변공원에서 민락해변공원까지 약 1.4km다. 이 길을 따라 영업 중인 1층 상가는 200여 곳이다. 이 가운데 약 10%가 가챠·인형뽑기 전문점과 오락실이다. 해변을 따라 손님을 맞는 1층 점포에는 커피를 파는 가게보다 캡슐 장난감과 인형을 뽑거나 오락 기계를 하는 가게가 더 많다.
가챠는 한 번에 3,000~8,000원을 내고 캡슐을 무작위로 뽑는 방식이다. 캡슐 안에는 캐릭터 상품이나 학용품 등이 들어 있다. 일본에서 건너온 업종으로, 최근 서울·부산 등 번화가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가챠 기계를 들인 곳은 전문점만이 아니다. 기존 오락실과 인형뽑기방도 가챠 기계를 들여놓고 영업한다. 캡슐 뽑기 기계는 가게 형태를 가리지 않고 퍼지고 있다.
부산의 다른 번화가도 사정이 비슷하다. 부산진구 서면2번가 옛 태화백화점 일대 약 200m 구간에는 오락실·인형뽑기방 22곳과 가챠 전문점 18곳이 몰려 있다. 해운대해수욕장으로 이어지는 구남로 약 500m 구간에도 대형 오락실 8곳이 들어서 있다.
이런 무인 업소는 음식점이나 카페보다 운영비가 덜 든다. 임대료가 비싼 관광지 중심 거리라도 무인 가게는 이를 감당할 여력이 있어 상대적으로 들어오기 쉽다. 최근 인건비와 재료비 등이 오르면서 무인 가게가 더 성업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인 관광객 A씨는 10년 만에 광안리를 다시 찾았다. 그는 예전에는 전통적인 상점이나 식당이 더 많았다고 말했다. 오락실도 재미있지만 지금은 너무 많다고 했다. 현지인과 어울리는 곳이라기보다 관광객이 돈을 쓰도록 만든 곳처럼 느껴져 아쉽다는 것이다.
유행 업종이 중심 상권으로 몰리면 거리의 다양성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동아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높은 임대료를 감당할 수 있는 유행 업종이 번화가에 모이면 상권이 획일화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생태계처럼 상권도 다양성이 사라지면 건강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광안리 해안가에서 월세가 5,000만원 안팎인 최상위 상가는 4곳 정도다. 이 중 3곳이 가챠·인형뽑기 기계 등을 운영하는 대형 오락실이다.
작은 가게들은 해변 중심 거리 주변의 골목에 자리를 잡았다. 도시철도 2호선 금련산역과 광안역 사이 골목에는 소규모 식당과 카페, 개성 있는 상점이 들어서면서 상권이 넓어지고 있다. 관광객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오는 해변 앞에는 자본력을 갖춘 대형 점포가 모여 있다. 상대적으로 작은 가게들은 그 뒤편 골목에서 손님을 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