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0%’라던 배민 전통시장 장보기, 상인은 대행료 15%대 부담
배달의민족이 중개수수료 0%를 홍보한 ‘전통시장 장보기’에서 입점 상인들이 위탁 대행사를 통해 15%대 수수료를 부담했다는 지적이 10월 22일 국회 자료로 나왔다.
강예솔
배달의민족이 ‘중개수수료 0%’를 내걸었던 ‘전통시장 장보기’에서 입점 상인들이 실제로는 위탁 대행사에 15%대 수수료를 냈다는 지적이 나왔다. 10월 22일 국회 자료를 통해서다.
전통시장 장보기는 시장 점포가 배달앱에서 상품을 팔 수 있게 한 서비스다. 배민은 2024년 1월 입점 점포에 중개수수료 0% 혜택을 주겠다고 발표했고, 이후 전국 20개 전통시장 상인회를 거쳐 430여 개 점포가 들어왔다. 전통시장 활성화를 내건 사업에서 상인에게 내민 혜택은 온라인 판매에 붙는 플랫폼 중개수수료를 받지 않는 것이었다.
문제는 그렇게 홍보한 뒤 실제 운영 과정에서 상인에게 붙은 대행사 수수료다. 국회 자료에 따르면 위탁 대행사 프레시멘토를 거치면서 15%대 수수료가 매겨졌다. 자료는 ‘중개수수료 0%’라는 홍보와 상인이 실제로 진 부담 사이에 차이가 있었다고 짚었다. 일반 배달 음식점이 내는 수수료 2~7%와 견줘도 높은 수준이라는 것이다. 플랫폼이 내세운 면제 혜택과 대행사를 거치며 생긴 비용이 한꺼번에 도마에 올랐다.
수수료를 감당하려고 배달앱 판매가를 올렸다는 상인의 말도 나왔다. 서울의 한 전통시장에서 정육점을 하는 A씨는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는 말을 믿고 입점했는데, 대행사가 15%를 떼어가니 판매가를 올릴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국회 자료도 온라인 가격이 매장 가격보다 높게 매겨지는 이중 가격제를 문제 삼았다. 이런 가격 차이를 소비자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배달업계 관계자는 이 수수료가 전통시장 점포의 온라인 판매를 돕는 일에서 생긴 비용이라고 설명했다. 전통시장은 일반 음식점과 달리 상품 사진 촬영, 상세페이지 제작, 개별 포장, 주문 픽업에 필요한 디지털 기반이 약해 전문 운영 대행사와 손잡을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그는 배민 자체 플랫폼 중개수수료는 받지 않았고, 15%는 물류·포장·운영 대행에 드는 실비 성격이었다고 했다.
서비스가 끝나는 과정에서는 판로를 잃은 상인들이 피해를 호소했다. 국회 자료는 상인들과 충분히 협의하지 않고 서비스를 종료해, 온라인 판매에 나섰던 점포들이 별다른 대안 없이 판로를 잃었다고 지적했다. A씨도 대책을 논의하지도 않은 채 서비스가 사라지면서 단골손님과 온라인 창구를 함께 잃었다고 했다. 배달업계 관계자는 적자가 계속되고 운영에도 한계가 있어 부득이하게 서비스를 접었다고 설명했다.
참여 점포 입장에서 이 사업에는 온라인 판매 비용과 판매 창구가 한꺼번에 걸려 있었다. 상인은 대행사 수수료 탓에 값을 올렸다고 말하고, 업계는 상품 촬영부터 포장, 주문 픽업까지 맡은 운영 비용이었다고 설명한다. ‘중개수수료 0%’를 내세워 전국 전통시장 점포를 불러모은 배민 전통시장 장보기는 올해 3월 문을 닫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