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 뒤 전 센터장 계좌로 간 매출, 4414만원 반환 확정
센터 인수 뒤 명의변경 전에 발생한 매출에 대해 법원이 실제 운영 경위와 당사자 메시지를 근거로 영업권 이전 합의를 인정해 4414만원 반환 판결이 확정됐다.
시유란
아동 치료·재활센터를 넘겨받아 운영했는데, 매출은 전 센터장 계좌로 들어갔다. 이 돈을 둘러싼 소송에서 수원지방법원은 지난 8월 전 센터장의 항소를 기각했다. 양수인 A씨에게 4414만원과 연 12%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그대로 유지됐다.
A씨는 2023년 12월 권리금 9000만원에 센터를 인수하기로 계약했다. 계약금과 중도금으로 5500만원을 먼저 치렀고, 남은 3500만원은 이듬해 3월까지 나눠 내기로 했다. 계약한 그달 센터를 넘겨받아 운영을 시작했고 사업자등록도 마쳤다. 그런데 사회서비스 제공자 명의변경이 늦어졌다. 그사이 A씨가 운영하며 올린 바우처·신용카드 매출 5768만여원은 전 센터장 계좌로 들어갔다.
잔금을 낸 뒤에도 명의는 바뀌지 않았다. 전 센터장은 처음에 2024년 1월부터 명의를 바꾸는 게 좋겠다는 관할관청 의견을 전했다. 그 뒤로는 잔금을 받을 때까지 바꾸지 않겠다고 했다. A씨는 2024년 2월 잔금을 모두 치렀다. 하지만 전 센터장이 사회서비스 제공자 지위승계신고서를 써준 것은 같은 해 3월이었다.
센터가 넘어가던 시기의 직원 급여도 정산해야 했다. 두 사람은 치료사 10명의 2023년 12월 급여를 전 센터장이 먼저 지급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A씨가 운영을 시작한 날부터 그달 말까지는 A씨 몫이었고, 그 금액이 약 1354만원이었다. A씨는 부당이득 4414만원을 돌려달라며 전 센터장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전 센터장은 계약서에 잔금 지급일에 영업권을 넘긴다고 돼 있다며, 잔금을 받기 전 매출은 자기 것이라고 맞섰다.
법원은 계약서 문구만 보지 않았다. 센터가 실제로 어떻게 넘어갔는지도 함께 따졌다. 항소심은 신규 임차인이 잔금을 낼 때까지 영업시설과 거래처 등의 가치를 이전한다는 내용이 계약서에 적혀 있다고 인정했다. 권리금을 다 내야 권리가 생긴다는 취지의 문자를 전 센터장이 보낸 사실도 인정했다. 그러나 계약 문구와 다른 내용으로 당사자들의 뜻이 맞았다면 그 뜻대로 계약을 해석한다는 대법원 판례를 들었다. 이에 따라 A씨가 운영을 시작한 2023년 12월 12일에 영업권을 넘기기로 두 사람이 합의했다고 봤다.
근거가 된 것은 직원과 고객에게 돌린 안내, 그리고 A씨가 실제로 맡은 일이었다. 전 센터장은 직원들에게 새 센터장이 온다고 알렸고, 고객들에게도 새 센터장이 연락할 것이라고 안내했다. A씨에게는 전화 착신을 바꿔 달라고 요청했다. A씨는 바우처와 대표자 변경 문제로 교육청 관계자와 이메일을 주고받았다. 아동 치료 진행, 상담일지 작성, 고객과 비품 관리도 A씨가 맡았다. 직원 2명은 A씨가 운영을 시작한 뒤로 전 센터장이 출근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재판부는 전 센터장이 12월 급여까지 직접 주겠다고 한 사정은 인정했다. 다만 직원 급여를 어떻게 이체하는지, 기존 고객이 수업을 계속 받는지를 A씨에게 알려준 것은 업무 인수인계로 봤다. 관할관청과 현장점검 문제로 이메일이 오간 것도 서류상 대표자 명의가 아직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매출을 돌려주라는 판단은 결국 센터를 넘겨받아 운영한 과정과 두 사람이 주고받은 메시지에서 나왔다. 법원은 A씨가 운영해서 생긴 매출만큼의 이익을 전 센터장이 법률상 원인 없이 얻었다고 판단했다. 4414만원과 연 12%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은 확정됐다. 항소비용도 전 센터장이 물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