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설기에 피자 올린 영도 떡집, 하루 떡 5000개 팔린다
부산의 한 동네 떡집이 피자설기를 개발한 뒤 하루 평균 약 5000개의 떡을 매장과 택배로 판매하며 백화점·편의점 팝업으로 판매 경로를 넓혔다.
유선영 기자
부산 영도구의 한 동네 떡집은 지금 매장과 택배를 합쳐 하루 평균 약 5000개의 떡을 판다. 이 가운데 약 70%가 새로 개발한 피자설기 제품군이다.
가게는 1999년 영도구 남항시장에서 문을 열었다. 20년 넘게 동네 주민에게 떡을 팔던 집에 전국에서 손님이 찾아오기 시작한 건 피자설기 덕분이다. 백설기 위에 치즈와 페퍼로니, 감자 같은 피자 재료를 얹은 떡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입소문이 났다. 늘 먹던 떡에 피자 재료를 더한 메뉴 하나가 시장 골목 밖까지 가게 이름을 알린 셈이다.
피자설기를 만든 사람은 점주 A씨다. A씨는 5년 전 부모님이 꾸리던 떡집에 들어왔다. 부모님의 방식은 이어가되, 달라지는 시장에 맞춰 새로운 시도를 해볼 생각이었다고 한다. 그의 눈에 들어온 건 떡 디저트가 대부분 단맛 위주라는 점이었다. 그래서 짭조름한 맛을 더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6개월 넘게 연구하고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2021년 피자설기를 내놓았다.
새 메뉴가 인기를 끌면서 찾아오는 손님이 늘었고, 떡을 파는 곳도 넓어졌다. 지난 4월에는 문을 열기도 전에 100명 넘는 손님이 줄을 선 날도 있었다. 지금도 주말이면 서울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손님이 온다. 서울의 백화점과 편의점 등에서는 팝업스토어로 이 가게 떡을 팔고 있다.
일감도 그만큼 불었다. 하루 평균 30~40되 남짓이던 생산량은 이제 100~150되에 이른다. 평소에도 새벽 3~4시면 작업을 시작한다. 백화점 팝업스토어나 단체 주문이 몰리는 날에는 밤을 새워 떡을 만들기도 한다. 매장과 택배로 나가는 물량뿐 아니라, 주문이 몰릴 때 작업장이 돌아가는 방식까지 바뀐 것이다.
A씨는 예전에는 재료비와 인건비를 감당하며 하루하루 버티는 게 가장 큰 숙제였다고 돌아봤다. 피자설기가 거둔 성과를 두고는 이렇게 말했다. “피자설기의 성공은 단순히 잘 팔리는 제품 하나를 만든 것이 아니라 가족이 함께 미래를 꿈꿀 수 있게 됐다는 의미”라는 것이다.
유통을 맡은 업체는 피자설기의 상품성을 젊은 소비자 눈높이에서 봤다. 업체 대표는 전통 떡의 익숙한 맛에 요즘 감각의 겉모습을 입혀 젊은 층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는 점을 매력으로 꼽았다. 피자라는 친숙한 메뉴를 설기에 접목했으니 남다른 디저트 상품으로 클 수 있겠다고 판단해 유통에 나섰다고 한다.
업체는 앞으로 주요 백화점과 편의점 등으로 판로를 넓힐 계획이다. 팝업에서 검증된 상품을 소매 매장과 정기 유통으로 이어 상시 판매를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지금은 백화점 팝업을 중심으로 소비자 반응을 살피며 유통 채널을 넓혀 가는 중이라고 업체는 설명했다. 평소에도 새벽부터 일을 시작하고, 주문이 몰리면 밤을 새워 떡을 만드는 날이 이어진다. 그런 와중에도 A씨는 지금 받는 관심에 안주하기보다, 어떤 유통 채널로 나가든 가게만의 맛과 품질을 지키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