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도약기금, 대부업 상위 30곳 중 15곳만 협약해 매입 더뎌
10월 15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새도약기금의 대부업권 채권 매입 지연이 제기됐다. 대부업권 상위 30개사 중 협약에 가입한 업체는 15개사로 절반에 그쳤다.
임상용 기자
10월 15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새도약기금이 대부업권 채권을 제때 사들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부업권 상위 30개사 가운데 협약에 가입한 곳은 15개사다. 딱 절반이다.
새도약기금은 지난해 10월 출범했다. 오래 연체된 빚을 정리하는 프로그램으로, 개인사업자의 빚도 지원 대상에 들어간다. 7년 넘게 연체된 5000만원 이하 무담보채권이 대상이며, 개인과 개인사업자의 빚이 모두 해당된다. 기금은 금융회사 등이 들고 있는 채권을 사들인다. 그다음 채무자의 상환능력을 따져 빚을 소각하거나 채무조정을 돕는다.
대부업체에 오래 묵은 빚이 있는 사장님이라면 먼저 봐야 할 것이 있다. 그 채권을 가진 회사가 협약에 들어왔느냐다. 새도약기금은 협약을 맺은 기관이 보유한 대상 채권만 한꺼번에 사들이기 때문이다. 이 제도는 기존 채무조정 제도에 기대지 못했던 장기연체자까지 끌어안아 경제적으로 다시 일어서도록 돕자는 취지로 짜였다. 연체 기간과 빚 규모가 요건에 맞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채권을 가진 회사가 협약에 참여해 채권을 넘겨야 제도가 비로소 돌아간다.
지금 매입이 끝나지 않은 곳은 주로 대부업권이다. 상위 업체 협약 가입은 절반에 머물렀는데, 올해 1월 기준 대부업권이 쥔 매입 대상 채권은 약 4조9000억원이다. 전체 대상 채권의 약 30%에 이른다. 대부업권의 협약 참여와 채권 매입이 늦어지는 문제는 결국 국회에서 장기연체자 지원의 쟁점으로 올랐다.
협약에 들어올지 말지는 채권을 얼마에 사고파느냐에도 달려 있다. 새도약기금은 부실채권 시장가격을 기본으로 채무자의 나이, 빚 규모, 연체 기간 등을 함께 따져 매입가율을 정한다. 채권을 가진 회사는 빚을 받아낼 가능성과 지금 팔면 받을 값을 저울질해 참여 여부를 정할 수 있다. 기금이 부르는 값과 보유기관이 받아들일 수 있는 값 사이에 이견이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다.
기금 전체로 보면 채권 매입과 소각은 진행 중이다.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내놓은 자료를 보면, 올해 10월 기준 채권 매입액은 약 11조7000억원이다. 당초 목표인 16조4000억원의 약 71.3% 수준이다. 금융위원회가 10월 2일 발표한 누적 소각액은 3조9000억원이다. 매입액은 기금이 금융회사 등에서 사들인 채권의 규모를, 소각액은 사들인 채권 가운데 상환능력에 따라 없애 준 규모를 말한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대부업권을 뺀 나머지 채권은 당초 계획대로 10월까지 모두 사들이겠다는 입장이다. 대부업권 채권은 금융위원회, 업계와 계속 협의해 매입을 마무리하겠다고 했다.
대부업체에 오래 연체한 빚을 진 개인사업자의 지원도 결국 같은 출발점에 선다. 협약기관이 가진 대상 채권을 기금이 사들여야 일이 시작된다. 매입 대상은 7년 넘게 연체된 5000만원 이하 무담보채권이다. 캠코 사장은 대부업권 역시 금융위원회, 업계와 계속 협의해 매입을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기금이 채권을 사들이고 나면 채무자의 상환능력에 따라 빚을 소각하거나 채무조정을 지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