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R코드만 놓인 식당, 60대 손님은 결국 직원을 불렀다
전주에 사는 60대 A씨가 최근 지인과 찾은 음식점에서 테이블에 놓인 QR코드로 주문을 시도하다 직원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강예솔
전주에 사는 60대 A씨는 최근 지인과 음식점에 갔다가 테이블의 QR코드로 주문하지 못하고 직원을 불렀다.
테이블에는 주문 단말기도, 종이 메뉴판도 없었다. QR코드만 놓여 있었다. A씨는 스마트폰 카메라로 코드를 인식하는 등 몇 차례 애를 쓴 끝에 직원을 불렀다. A씨는 “휴대폰으로 이것저것 눌러야 하니 복잡하고 어렵더라”고 말했다. 스마트폰을 들고 갔는데도 혼자서는 주문을 끝내지 못한 것이다.
QR주문은 업주에게는 분명한 이점이 있다. 주문 단말기를 따로 설치하지 않아도 되고, 직원 고용 비용도 줄일 수 있다. 대신 손님이 자기 스마트폰으로 주문의 처음부터 끝까지를 맡는다. 테이블의 QR코드를 카메라로 읽고, 연결된 웹페이지에 들어가 메뉴를 찾고, 주문과 결제까지 마쳐야 한다. 매장이 둘 기기를 손님의 기기와 손이 대신하는 셈이다.
스마트폰이 있느냐도 주문의 첫 관문이다.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가 2024년 진행한 방송매체 이용행태조사에서 국민 스마트폰 보유율은 95.3%, 70세 이상은 73%였다. 다른 주문 방법을 충분히 안내하지 않고 직원에게 직접 주문하기도 어려운 매장이라면, 디지털 기기가 낯선 손님에게는 문턱이 더 높아진다.
직원을 부르지 않고 손님이 직접 주문·결제하는 테이블오더를 들이는 매장은 늘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외식업체의 테이블오더 도입률은 2019년 1.5%에서 2023년 7.8%로 올랐다. 이 수치에는 테이블마다 태블릿형 단말기를 놓는 방식과 손님의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읽는 방식 등이 함께 들어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인건비와 원자재 가격이 오르는 상황에서 매장을 이어가려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입장이다.
프랜차이즈도 일부 매장에 QR주문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BBQ는 한강버스 특화매장에 QR주문 시스템을 도입했다. 할리스는 7월 문을 연 이수점에서, bhc는 지난해 4월 문을 연 선릉역 직영점 등에서 QR주문을 운영한다.
티오더는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특정 계층이 소외되지 않도록 화면 구성을 알아보기 쉽게 고쳐 테이블오더 사용성을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앞으로도 나이나 디지털 활용 능력과 상관없이 쉽게 주문할 수 있도록 사용 환경을 개선하겠다는 계획도 설명했다.
QR주문을 들이면서 다른 주문 수단을 함께 두는 곳도 있다. 투썸플레이스는 매장 내 QR주문 외에 자체 앱 ‘투썸하트’를 통한 ‘투썸오더’, 키오스크 등 여러 주문 방식을 운영한다. QR주문이 직원 고용 비용을 덜어 주는 방식이라 해도, A씨처럼 스마트폰 조작이 어려운 손님은 결국 직원에게 도움을 청하기도 한다.
빠르게 달려가는 기술의 발전속도. 하지만 모든 고객층을 품는 노력도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