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거래시 새 임차인 거절, 권리금 1억여원 물어낸다
건물 매각을 이유로 음식점의 새 임차인과 계약을 거절해 기존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를 방해한 임대인에게 1억849만여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확정됐다.
시유란
건물을 팔 계획이라며 음식점 새 임차인과의 계약을 거절해, 기존 임차인이 권리금을 받지 못하게 한 임대인이 1억849만원을 배상하게 됐다. 이런 내용의 판결이 확정됐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이 지난해 9월 내린 판결로, 항소 없이 확정됐다. 음식점을 운영하던 A씨는 2021년 기존 임차인에게서 임차인 지위를 넘겨받았다. 임대차 계약은 2024년 2월 말 끝날 예정이었다. 임대인이 계약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통보하자 A씨는 2024년 1월 새 임차인을 구해 권리금 3억원을 받기로 합의했다. 그러고는 임대인에게 새 임차인과 임대차 계약을 맺어 달라고 요청했다.
임대인은 건물을 다른 사람에게 팔 계획이라며 요청을 거절했다. 그해 4월 건물은 실제로 다른 법인에 넘어갔다. 권리금을 받지 못한 A씨는 임대인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건물을 팔 예정이라는 사정이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이 정한 정당한 거절 사유가 아니라고 보고, 임대인이 권리금 회수 기회를 방해했다고 인정했다.
권리금 회수 기회 보호는 임대차가 끝나기 6개월 전부터 끝날 때까지 적용된다. 이 기간에 임대인은 정당한 사유 없이, 기존 임차인이 데려온 새 임차인과의 계약을 거절해 권리금 회수를 막아서는 안 된다. 재판부는 임대인이 여러 차례 계약할 수 없다고 분명히 밝힌 점을 따졌다. A씨가 새 임차인의 보증금과 차임 지급 능력에 관한 정보를 임대인에게 건넨 점도 함께 살폈다.
보증금을 돌려줬는지는 배상 책임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임대인은 보증금을 반환하기 전까지 임대차 관계가 이어지므로 아직 배상 책임을 물을 때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해당 규정이 보증금을 돌려받을 권리를 지키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상 책임의 기준이 되는 임대차 종료 시점은 기간이 끝나거나 계약이 해지된 때라고 봤다.
계속 장사를 했다고 해서 이미 생긴 배상 책임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임대인은 A씨가 가게를 비우지 않고 영업을 이어간 만큼 실질적인 손해가 없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권리금 회수 방해에 따른 손해배상채무를 이행할 때가 임대차 종료일에 닥친다고 봤다. 그 뒤 상가를 계속 쓰며 이익을 얻었다는 사정만으로는 책임이 없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배상액은 새 임차인과 약정한 권리금 3억원보다 낮게 정해졌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은 새 임차인이 주기로 한 권리금과 임대차 종료 당시 권리금 가운데 낮은 쪽을 배상액 상한으로 둔다. 이번 사건에서 감정평가로 산정한 종료 무렵 권리금은 1억8082만원이었고, 재판부는 이 금액을 배상 기준으로 삼았다.
법원은 집기를 다시 쓰거나 팔 수 있는 점과 영업을 이어간 사정을 배상액에 반영했다. 전자제품과 테이블 등 집기 상당 부분은 재사용하거나 팔 수 있다고 봤다. 무형재산 가치에는 입지가 좋다는 점도 들어 있어, 전부 A씨의 노력으로 생겼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장사를 계속하면서 손해를 어느 정도 메웠을 것이라는 점도 책임을 줄이는 요소로 삼았다. 이에 따라 임대인의 책임을 감정 권리금의 60%로 제한해 최종 배상액을 1억849만원으로 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