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매출 4억원에도 손에 남는 돈은 적다
매출 규모만으로는 가게에 남는 돈을 알 수 없다. 일반음식점의 식재료비·인건비 비중은 처음으로 70%를 넘었고, 평균 영업이익률은 8.7%까지 내려왔다.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도 13년 3개월 만에 가장 높다.
유선영 기자
매출 규모와 손에 남는 돈은 따로 움직인다. 외식업 경력 30년 차인 연예인 정준하는 최근 공개된 영상 등에서 강남 횟집의 사정을 털어놨다. 월매출은 약 4억원이다. 그런데 임차료 3,200만원과 인건비 4,500만원, 이 둘만으로 7,700만원이 나간다. 원재료 가격 부담까지 얹으면 실제로 남는 수익은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그는 동료 요식업 종사자들에게 “요즘 요식업은 쉽지 않아 창업을 말려야 하는 시기”라고 했다.
한 가게 얘기로 끝나지 않는다. 한국외식업중앙회·농림축산식품부·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외식업체 경영 실태 조사 보고서’를 보면, 일반음식점 매출에서 식재료비와 인건비가 차지하는 기초 원가 비중은 2015년 58.8%에서 2024년 71.6%로 뛰었다. 통계 작성 이후 70%를 넘은 건 처음이다. 같은 기간 평균 영업이익률은 25.4%에서 8.7%로 떨어졌다. 3분의 1 수준이다.
빚 부담도 무거워졌다. 금융감독원의 ‘8월 말 국내은행 원화대출 연체율’에서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0.86%였다. 한 달 새 0.09%포인트 올랐다. 원리금을 1개월 이상 갚지 못한 비율로, 2013년 5월 말(0.92%) 이후 13년 3개월 만에 가장 높다. 개인사업자와 중소법인을 합친 중소기업대출 연체율도 1.0%로, 3개월 만에 다시 1%대에 올라섰다.
업종을 좁혀 보면 흐름이 더 또렷하다. IBK기업은행의 숙박·음식업 대출 연체율은 2022년 말 0.53%에서 2026년 6월 말 1.24%로 올랐다. 도소매업도 0.36%에서 1.11%가 됐다. 반도체 같은 수출 업종의 실적 개선으로 거시 성장세는 이어지지만, 영세 자영업자가 몰린 내수 시장까지 온기가 닿지 않는다. 글로벌 채권금리 상승과 인플레이션 불안에 시장금리는 위로 밀린다. 만기 연장과 상환 유예로 버텨온 한계 차주가 줄줄이 문을 닫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당장 손에 쥘 수 있는 건 장부 한 장이다. 지난달 매출을 맨 위에 적고, 같은 달 식재료비·인건비·임차료를 아래에 나란히 쓴다. 항목마다 매출의 몇 퍼센트인지 계산해 둔다. 식재료비와 인건비를 더하면 기초 원가 비중이 나온다. 고정비를 따로 묶을 때 인건비를 한 번 더 넣지 않으면 된다. 매달 같은 방식으로 적어 가면 매출과 비용 비중이 어떻게 움직였는지 한눈에 들어온다. 비용을 줄여 주는 방법은 못 된다. 가게 손익을 눈으로 확인하는 기록이다.
금감원은 자영업 차주를 중심으로 연체율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권에 선제적인 대손충당금 적립 등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요구하고 부실채권 상·매각을 통한 건전성 관리를 지속적으로 유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얼마를 팔았는지만큼 그 매출을 내느라 얼마를 썼는지도 장부에 남는다. 다음 달 매출 목표 옆에 비용 비중을 나란히 적어 보면, 우리 가게에 남는 몫은 얼마일까.